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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도로공사 세터 이고은(25)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이효희(40) 코치다.파워볼

이고은은 비시즌 트레이드로 GS칼텍스서 도로공사로 향했다(이고은·한송희-이원정·유서연). 친정팀으로 복귀다. 지난 2013~2014시즌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그는 2016년 기업은행으로 트레이드돼 팀을 떠났다. 약 4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다시 왔으니 정말 잘해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기댈 곳이 있다. 이고은은 “효샘”을 외치며 이효희 코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닮고 싶은 점이 많다.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이 코치는 V리그의 산 역사다. 2005년 프로 출범과 동시에 등록됐다. 불혹을 넘어선 지난 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유지했다. 실력도, 자기 관리 능력도 출중했다. 세트성공 누적 부문 압도적 1위(1만5401개)에 올랐다.

이고은은 “효샘의 세트 타이밍은 최고였다. 자연스레 몸에 익어야 하는 부분이라 따라 하기 어렵다”며 “경기 운영 능력, 세트 플레이 등 전부 다 배우고 싶다. 최대한 많은 것을 뽑아내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효희 코치는 이고은에게 “네가 가진 장점도 많다. 너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되 필요한 부분만 보완해나가자”고 말했다.

훈련이 시작되면 서로에게 시선이 향한다. 이고은은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묻는다. 그는 “나는 장단점이 뚜렷한 세터다. 중간중간 효샘과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며 “안 좋은 자세, 고쳐야 할 점을 짚어주신다. 방법과 요령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바로 적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중앙 활용에 능한 팀이다. 센터들을 활발히 움직여 공격 루트를 다양화한다. 이고은은 “아직 속공 세트가 부족하다. GS칼텍스에서도 센터를 적극적으로 쓰지 못했다. 변화하고 싶다”며 “효샘이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쳐주셨다. 센터 언니들과도 대화하며 호흡을 맞추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효희 코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한 마디 남겨달라는 말에 이고은은 “너무 낯간지럽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코트 밖에서도 의지가 된다. 오랜 선수 생활 동안 얻은 노하우들을 들려주신다. 정말 좋다”며 “나도 ‘이효희’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같은 집에서 자라 같은 학교를 다녔다. 프로무대에 접어들며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갔고 각자 자리에서 최고의 선수가 됐다.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떨어져서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던 두 선수가 다시 하나가 되었다. V-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두 선수, 이재영과 이다영이다. 그간 V-리그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 봤지만 이제는 흥국생명 소속으로 함께 뛴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 화제였던 두 사람을 지난 5월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서 만났다.

‘핫해핫해’ V-리그 이슈메이커, 재영-다영 쌍둥이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소소한 행동 하나, 말 한마디마다 화제가 되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일종의 스타성과 함께 실력까지 갖춘 두 선수이기에 파급력은 굉장하다. 두 선수가 느끼는 자신들을 향한 관심을 들어봤다.
이전 <더스파이크> 표지 모델 인터뷰 당시, 정상에 섰을 때 다시 한번 인터뷰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신 바 있어요.다영 아직 정상에 서진 않았지만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됐네요.
지금 워낙 ‘핫’하잖아요. 나중에 정상에 서게 된다면 또 부탁드릴게요.다영 정상에 섰을 때 재영이랑 다시 한번 같이 인터뷰하고 싶어요. 지금은 등산 중이에요. 올라가는 과정인 거죠. 근데 오르막길이에요. 그래서인지 힘들어요.
최근 워낙 대세이다 보니 방송 출연도 함께 했어요.(이재영과 이다영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함께 출연했다)재영다영 그날 방송 보고 재밌었다는 연락도 주변에서 많이 왔었어요.
당시 촬영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재영 MC를 보시던 유재석 님이랑 조세호 님이 정말 친절하셨어요.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다영 진행도 정말 잘해주셨어요.재영 그래서 더 재밌게 촬영한 것 같아요.
이전에 함께 인터뷰할 때는 이제 떠오르는 스타의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됐어요. 인기도 그만큼 많아졌는데, 특히 체감하는 면이 있다면요.다영 여러모로 많이 느껴져요. 어딘가에 나가면 많이 알아보세요.재영 우리가 나오는 영상 조회 수가 많이 나오는 걸 보면 느껴져요.
선물도 많이 받으실 듯해요.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다영 뭔가 하나만 기억하고 있진 않아요. 팬들이 보내주신 선물은 다 기억하려 하고 있어요. 하나만 꼽기는 어려워요. 팬분들이 주시는 선물 모두 좋은 것, 이쁜 것만 보내주시거든요. 그래서 뭔가 하나만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두 선수를 함께 응원하는 팬들도 많을 것 같아요. 한 팀이 돼서 좋아하는 팬들도 있었을 듯합니다.다영 생각보다 저랑 재영이랑 겹치는 팬은 없는 것 같아요.재영 따로따로인 것 같아요.다영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지 팬층은 생각보다 안 겹치는 것 같아요.
‘언젠간 한 팀에서’ 드디어 이뤄진 쌍둥이의 꿈
과거 이재영과 이다영이 함께한 인터뷰에서도 나온 이야기지만, 두 선수는 언젠가는 프로에서도 함께 뛰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FA(자유계약) 자격을 얻기 전부터 마음 한구석에 있던 생각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한 팀에 뭉칠 기회가 오면서 두 선수는 다시 한 팀이 됐다. 다시 뭉친 쌍둥이의 생활은 어떨까.

이전 인터뷰에서도 언젠가는 프로에서 같이 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확실히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봐야 할까요.다영 그런 생각은 오히려 예전에 더 강했던 것 같아요. 프로에서 연차가 쌓이고 FA가 다가왔을 때는 고민도 조금 있었어요. 재영이는 모르지만 제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얻는 것만큼 잃는 것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재영이와 함께하고자 왔어요. 고민도 많았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다시 뭉치니 너무 좋아요.
한 팀에서 뛰는 게 확정됐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재영 뭐랄까, 그냥 신기했어요.다영 저도 신기했어요. 이번에 뭉치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어머니는 다시 뭉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신 게 있을까요.다영 별다른 이야기를 해주시진 않았어요. 같이 뛰면 좋겠다는 말도 하셨지만 제가 잘 결정하고 재영이도 잘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 외에는 크게 이야기하신 부분은 없었어요.
함께 플레이하는 데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줬어요. 예전부터 워낙 오랫동안 함께 했다는 자신감이 그 원인일까요.다영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워낙 잘 알던 사이니까요. 쌍둥이잖아요. 그만큼 잘 알고 있죠. 호흡은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재영이가 워낙 잘하고 있잖아요. 제가 볼만 이쁘게 올려주면 공격 성공률이 더 높아질 것 같아요. 재영이는 잘하니까,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서로서로 잘하면 될 것 같아요.
한 팀으로 다시 뛰니까 예전 학창시절 생각도 날 것 같아요.재영 그때랑은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는 어리기도 했고 멋모르고 한 것 같아요. 지금은 프로 무대이기도 하고 저나 다영이나 책임감이 크잖아요. 그래서인지 예전 생각은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서로 피드백도 많이 주고받는다고 들었어요. 한 팀이 됐으니 더 많이 주고받을 듯한데 어떤가요.다영 제가 팀을 옮기긴 했지만 크게 변한 건 없어요. 하던 대로 똑같이 하고 있어요. 주변에서는 뭉쳤으니까 뭔가 다를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시는 걸로 알아요. 그런데 그런 면이 크진 않은 것 같아요. 원래 한 팀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에요. 서로 피드백이야 많이 하지만 그 양이 늘어났다는 걸 빼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느낌이랄까요. 해오던 대로 계속하는 것 같아요.
한 팀이 됐으니 물어볼게요. 두 선수가 생각하는 흥국생명 매력이 있다면요.다영 아 전 말하고 싶은 거 있어요.재영 이쁜데 잘해.다영 아냐 아냐, 잘하는 거는 맞는데 최근에 제가 발견한 게 있어요. 거미가 많아요. 운동하는데 거미가 지나가고 웨이트 트레이닝하는데 거미가 구석에 숨어있고 그래요. 흥국생명 매력은 거미가 많다는 거.팀명처럼 거미가 많군요.다영  거미가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스파이더스 아니랄까 봐.

혼자도 강력한 쌍둥이, 재영-다영이 전하는 나의 이야기
다시 뭉치면서 더 화제가 되긴 했지만 이재영과 이다영은 개인으로 놓고 봐도 주목을 많이 받는 선수들이다. 이재영은 일찍이 대표팀 주축 윙스파이커로 자리 잡은 데다가 V-리그 MVP만 두 차례 수상한 여자배구 대표 선수이고 이다영은 2019~2020시즌을 기점으로 여자부 최고 세터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할 두 선수 각자의 이야기도 담아보았다.
이재영 “매년 다른 마음가짐, 끊임없이 발전하고 싶어요”

Q__이다영 선수가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 했던 첫 마디가 있을까요.사실 그런 거 진짜 없어요(웃음). 자연스레 맞이해 준 것 같아요. 그리고 다영이가 분홍색 유니폼이 엄청 잘 어울리더라고요.파워볼
Q__통합우승, MVP, BEST7, 국가대표 등 선수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들을 거머쥐었네요.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또 다른 동기부여가 필요하잖아요. 재영 선수에게 자극을 주는 동기부여는 어떤 게 있을까요?저는 매년 목표가 달라요. 마음가짐도 다르고요. 다영이가 같은 팀으로 합류했으니까 장점을 살린 현대적인 배구를 추구하고 싶어요. 템포가 빠른 배구를 하면서 성과를 보여주는 게 목표예요. 약간 배구 스타일을 남자배구처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다가오는 시즌 목표는 당연히 통합우승이고요. MVP도 다시 한번 더 받고 싶어요(웃음).Q__떠올리기 싫으시겠지만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냈잖아요. 근데 복귀전에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는데 당시를 떠올려 보면 어떤가요?그때 생각해보면 마냥 좋았어요. 사실 복귀전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많을 거라고 많은 분이 생각하셨겠지만 저는 오히려 부담도, 걱정도 없었어요. 뭐랄까… 부상 때문에 코트를 잠깐 떠나있어서 그런지 그냥 코트가 정말 그리웠어요. 저는 그 코트 위에 있었던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행복했거든요.
Q__다가오는 시즌 이재영 선수가 특히나 듣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매년 저를 지켜보는 팬분들, 선수들, 지도자 선생님들, 그리고 다른 팀 감독님들한테서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라는 말을 듣곤 해요. 올해도 “재영이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아 그리고 “역시 이재영”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Q__볼 운동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이다영 선수와 맞춰보니까 어떤가요.아직 볼 운동을 제대로 하지는 않아서 정확한 대답은 못 드리겠어요. 해봐야 알 것 같지만 걱정은 없어요.Q__일명 ‘박힌 돌’ 이재영 선수가 ‘굴러들어온 돌’인 이다영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항상 어느 위치에 있든 안주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운동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우승이나 개인상도 중요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는 것’이에요. 다영이도 그런 선수가 되면 좋겠어요.

이다영 “부담은 없어요. 저는 이제 시작이니까요”

Q__팀을 옮기는 데 부담도 있었을 듯해요.사실 그렇게 부담을 느끼진 않았어요. 제가 생각보다 단순해요.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걱정도 많이 하지는 않았죠. 너무 먼 미래까지는 고려하지 않았어요. 저는 그렇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Q__이번 이적을 두고 이적 자체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어요.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어요.
Q__아무래도 이재영 선수 덕분에 적응도 편한 건 있을 것 같아요.당연하죠. 가족이 있으니까 더 편한 것도 있죠. 재영이뿐만 아니라 흥국생명 다른 언니들이랑 동생들도 너무 잘해줘요. 다들 착해요. 그래서 적응하기 더 편해요.
Q__박미희 감독님이 최근 이다영 선수가 여러 감독님을 거치면서 성장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 바 있어요. 이다영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피어나는 새싹이랄까요.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그래서인지 그런 평가를 들을 때 부담을 느낄 때도 있어요.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들 이야기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Q__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그렇죠. 저는 아직 나이도 어리잖아요. 이제 시작인 거죠. 나중에 얼마나 더 높은 자리에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개인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어요. 저는 자신 있어요.
Q__이재영 선수와 호흡을 기대하는 사람이 가장 많겠지만, 흥국생명 다른 선수 중에 호흡을 기대한 선수가 있을까요.저는 특정 한 명뿐만이 아니라 흥국생명 모든 선수에게 기대하고 있어요. 한 명만 꼽기는 어려워요. 새로운 팀에서 하는 만큼 모든 선수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Q__세터인 만큼 팀을 옮기면 호흡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한데,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아직은 본격적으로 볼 훈련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아직은 뭐라고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워요.Q__다른 인터뷰에서 흥국생명 훈련에서 생각보다 편한 면도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흥국생명이 연습할 때는 정말 힘들게 연습하는 데 쉴 때는 정말 푹 쉴 수 있게 해줘요. 그런 점이 좋아요.
Q__이제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잖아요. 새 팀에서 새롭게 보여주고픈 면모가 있을까요.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성장하고 단단해진 제 모습을 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부모님부터 동생까지, 운동가족의 삶
<더스파이크> 5월호에 소개된 현대캐피탈 박준혁처럼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역시 ‘운동 가족’이다. 아버지 이주형 씨는 육상(투해머) 선수 출신, 어머니 김경희 씨는 배구선수 출신으로 국가대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쌍둥이의 동생 이재현은 남성고 2학년으로 역시 배구선수다. 부모님, 또 동생에 얽힌 이야기도 가정의 달을 맞아 함께 들었다.
남동생도 배구선수예요.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해주나요.재영 뭔가 이야기를 많이 하진 않은 것 같아요. 제 할 일도 바빠서(웃음).
남동생 플레이가 이재영 선수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재영 제가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남동생 경기를 본 적은 없어요. 경기장에 가도 경기가 끝난 이후에 도착해서 플레이를 못 본 적도 있어요. 영상으로 전국체전 경기는 본 적 있어요. 저랑 스타일이 비슷하긴 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역시 내 동생이구나’라는 생각은 했어요.
남동생과 포지션도 같잖아요. 남동생이 뭔가 물어보기도 하나요.재영 안되는 게 있을 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전화해요. 전화해서 ‘누나, 이게 잘 안돼’라고 할 때는 있어요. 같은 포지션이라서 조언해줄 수 있는 면도 많아요. 그런 건 좋은 것 같아요.
부모님도 운동선수 출신이죠. 배구를 시작할 때 부모님이 운동선수여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요.재영 아무래도 저랑 다영이 마음을 좀 더 잘 헤아려주셨죠.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우리 입장이 돼서 생각을 많이 하시고 존중해주셨어요. 확실히 운동선수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셨죠. 같은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뭐가 힘들고 뭐가 좋은지도 잘 아셨고요.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보통 어머니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아버지는 어떤 쪽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나요.재영 아빠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엄마랑 말은 더 많이 하는 편이죠. 아빠가 조금 무뚝뚝한 편이어서 대화를 많이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엄마는 좀 진지한 스타일이라면 아빠는 약간 장난을 칠 수 있는 식이랄까요.
지난주에 이재영 선수 몸이 조금 안 좋았어요(인터뷰 진행 일주일 전 열이 조금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면 어떤 심경인가요.다영 아프니까 짜증이 난다고 할까요? 안 아팠으면 좋겠는데 아프니까 괜히 짜증 나는 느낌이에요.재영 다영이가 아프면 걱정되죠. 예전에는 저만 걱정하면 됐지만 이제는 다영이와 한 팀이잖아요. 아프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같이 걱정해줘야 하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이재영 선수가 부상으로 못 나올 때 이다영 선수가 ‘하트’를 보냈어요. 보면서 어땠나요.(이다영은 이재영이 부상으로 결장 중이던 2월 4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몸을 풀던 중 이재영에게 ‘재영아, 보고 싶어’라고 하트와 함께 메시지를 전했다. 영상이 나가고 이재영도 SNS로 곧장 답장했다.)재영 그냥 기분 좋았어요. 힘든 시기였는데 다영이가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줘서 기분 좋았고 빨리 코트로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이 컸죠.당시에 카메라에 찍히는 거 알고 있던 거죠.다영 몰랐으면 안 하지 않았을까요(웃음)? 아무것도 없는데 허공에 그냥 하면 뭔가 이상했을 것 같아요.
다른 팀일 때도 연락은 자주 했나요.다영 서로 팀이 달랐을 때는 솔직히 연락을 자주 하진 않았어요. 저나 재영이 모두 중요한 자리에 있었잖아요. 시즌 중에는 서로 예민하기도 하니까 연락을 자주 하진 않았어요.시즌이 끝나고 휴가 때는 가족이니까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을 듯해요. 비시즌에 같이 놀러 가거나 즐기는 게 있을까요.재영 이번 비시즌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못 나갔어요.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요. 뭔가 더 즐기고 싶었는데 거의 집에만 있었어요.다영 진짜 집에만 있다가 휴가가 끝났어요. 집에 있다가 사우나 갔다가 뭐 먹고. 그러다 끝났어요. 집에만 있으니 더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주로 푸나요. 이다영 선수는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들었어요.다영 최근에 ‘부부의 세계’ 봤는데 엊그제 끝났어요. 결말이 너무 답답했어요. 왜 이때까지 봤는지 허무했어요.재영 저는 다영이 때문에 봤어요. 한참 뒤에 봐서 그전 에피소드는 돈 내고 봤단 말이에요. 근데 결말이 그렇게 돼서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서 봤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재영 선수는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들었어요.재영 네, 노래 많이 들어요. 요즘에는 나얼의 ‘한 번만 더’ 많이 듣고 있어요. 발라드 좋아하거든요. 조장혁의 ‘Love’도 좋아해요.

1년 연기된 올림픽, “아쉽기도 하지만 소중히 보내야 할 시간이죠”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재영과 이다영 모두 인터뷰 시점에 용인이 아닌 진천에 있었을 것이다. 5월부터 열릴 계획이었던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이어지는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대표팀에 차출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 국제대회는 취소됐다. 줄곧 대표팀에 다녀오던 선수들은 정말 오랜만에 긴 호흡으로 비시즌 훈련기간을 보내고 있다. 두 선수는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보통 이 시기면 대표팀에 차출돼 훈련할 시기지만 국제대회가 취소돼 팀에 있어요.다영 휴가를 이렇게 쭉 보낸 것도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기분은 좋았어요. 다만 올해 올림픽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은 좀 속상하기도 해요. 아쉽긴 하지만 내년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준비해야죠.
올해 올림픽이 열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요.다영 올해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또 생각해보면 부상자가 너무 많기도 했어요. 내년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선수들에게 휴식도 필요했고 아픈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 많이 됐거든요.
이재영 선수는 대표팀 차출이 정말 잦았어요. 이번에는 국제대회가 없으니 그만큼 쉬는 시간도 늘었어요.재영 뭔가 아쉬우면서도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기계로 비유하면 기계도 계속 쓰기만 하면 녹슬고 망가지잖아요. 이럴 때 휴식을 취하면서 기름칠도 해주고 A/S도 받는 거죠. 이번에는 꽤 오랜 시간 쉬니까, 저에게는 꿀맛 같은 시간이죠. 비시즌에 이렇게 쉬는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배구가 또 국제대회가 많은 편이잖아요. 그래서 더 힘들 것도 같아요.재영 저는 대표팀에 차출되고 경기하는 것 자체는 그리 힘들지 않아요. 그것보다 비행기를 타고 계속 이동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자리도 불편한데 그걸 몇 시간씩 앉아서 가니까 그게 너무 힘들어요. 제가 무릎이 안 좋으니까 비행기만 타면 무릎에 물이 차고 안 좋거든요. 그게 정말 힘든 점이에요.
VNL같은 대회는 또 이동이 워낙 많아요.다영 아시아에서 또 유럽 갔다가 다른 대륙 또 가고 그러니까 시차 적응도 그렇고 정말 힘들죠.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의 휴식이 나쁘지 않은 셈이네요.재영 다영 그렇죠. 지금 이렇게 휴식기가 있는 게 나쁘지 않다고 봐요.
그렇다면 내년 올림픽에서 꿈꾸는 그림이 있을까요.다영 메달 따는 거?재영 메달이죠.다영 올림픽 메달까지 따면 정말 최고일 것 같아요.

목표는 단연 통합우승 “자신 있어요!”
이재영과 이다영이 한 팀을 이루면서 흥국생명은 차기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대표팀 주전 윙스파이커와 세터가 한 팀에서 뭉쳤으니 그런 평가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다. 주변 시선과 별개로, 두 선수 모두 차기 시즌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목표는 통합우승이라고 밝혔어요.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일까요.재영 그럼요. 잘할 것 같은 기대도 있고, 다음 시즌은 재밌을 것 같아요.다영 어떻게 보면 다행히도 올해 대표팀 일정 없이 비시즌을 보내잖아요. 우리에게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기회라고 생각해요.재영 맞아요다영 세터가 팀을 옮겨서 새 팀 스타일에 맞춘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올해는 비시즌에 여유가 생겼으니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네요.다영 그렇죠. 흥국생명 선수들과도 더 오래 합을 맞출 수 있잖아요. 몇 개월간 쭉 호흡을 맞추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요.
같이 뛰는 만큼 주변 기대도 커졌어요. 이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재영 저는 개인적으로 부담 가지면서 배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예전부터 스트레스받거나 부담 가지고 배구하는 걸 싫어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냥 재밌게 해요.다영 저도요. 그런 부담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은 없어요.
다음 시즌이 끝나고 원하는 목표를 얻었을 때,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요.재영 저는 이거요. ‘이재영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다영 나도, 나도.재영 사람들이 제 키가 작다는 이유로 제 한계가 어떻다, 거기까지라는 말을 많이 해요. 저는 제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한계를 설정하는 걸 보고 화도 나고 속상했어요. 키는 배구선수로서 크지 않지만 한계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예전 인터뷰에서도 마지막에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남겼어요. 당시 이재영 선수는 이다영 선수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세터’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재영 아직 성장 중이라고 생각해요. 자라나는 새싹이죠. 더 많이 노력해야죠. 아직 거기까지는 못 간 것 같아요. 가능성은 충분하죠. 지금 자리 자리에서 충실하게 했으면 좋겠어요.이다영 선수는 ‘제2의 이재영을 꿈꾸는 선수들이 많아지도록 재영이가 더 잘되길 바라요’라고 했는데, 지금 봤을 때는 어떤 것 같나요.다영 제가 너무 먼 미래 이야기를 하는 건 그리 선호하지 않아서요. 계속 잘해주리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번에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다영 무엇보다 하고 싶은 말은 부상 없이, 서로 최고의 자리에서 ‘레전드’로 남자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재영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든 안주하지 않고 항상 노력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 좋겠어요. 아까도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다영 다들 코로나19 조심하시고요. 다 같이 코로나19 이겨내서 다음 시즌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만나면 좋겠어요. 통합우승합시다!재영 기대하는 팬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그만큼 우리도 실망시키지 않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까 계양체육관 많이 와주시면 좋겠어요. 쌍둥이의 파워를 보여드리겠습니다!다영 안녕~재영 통합우승 파이팅!

[스포츠경향]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라이트 황연주가 스포츠경향과 만났다. 현재 부상중인 황연주는 훈련보다는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용인 |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 주중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체육관, 오후 3시30분 훈련이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코트로 나온 황연주(34)는 먼발치에서 코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족히 20년은 넘게 누볐던 코트, 이제는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그 누구도 모른다. 지난달 정신없이 결혼식이 지나갔고 이제 그의 시야에 들어와 있는 것은 직사각형 모양의 코트뿐이다.파워사다리게임

2004-2005시즌 흥국생명에서 데뷔한 황연주는 올 겨울 프로로 17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프로시작과 동시에 데뷔해 한국여자배구의 라이트 포지션을 지배한 그는 ‘꽃사슴’이라는 별명에서 주는 이미지와 ‘기록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성과까지, 대중과의 많은 접점을 가져왔다. 지난 시즌 1위를 질주하던 팀이 바라보던 우승컵이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사라졌던 슬픔과 지난달 프로농구 LG의 박경상(30)과 결혼식을 올린 기쁨의 시기도 흘러가고 있다. 한 달의 휴식 끝에 그는 차근차근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결혼 뒤에도 생활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요. 평일에는 서로 훈련 때문에 밤 10시나 돼야 만날 수 있고, 아침에는 서로 출근하느라 정신이 없죠. 주말에만 같이 지내니 연애할 때랑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웃음) 단지 새롭게 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남편과 많이 상의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중요한 결정은 혼자 했거든요.”

윙 공격수치고는 작은 키(177㎝)지만 타고난 탄력과 과감한 경기운영으로 정상의 자리에 섰던 그였던 만큼 세월의 파고는 그만큼 높았다. 지난 시즌에는 주전에서 밀리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외국인 선수 라이트 헤일리가 떠나고 새로 레프트 루소가 영입되면서 모처럼 주전 라이트로 명예회복 기회를 다시 잡았다. 황민경과 함께 번갈아 나설 예정이다. 이전처럼 기록을 거침없이 쌓아올리기는 어렵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달성해야 할 많은 기록이 남아있다.

“서브나 후위공격 등 국내선수들은 많이 못 하는 기록이 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조금만 더 하면 ‘앞으로 안 깨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프로 처음으로 했던 ‘1호’ 기록들도 많이 생각납니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라이트 황연주가 스포츠경향과 만났다. 현재 부상중인 황연주는 훈련보다는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용인 | 박민규 선임기자
황연주의 통산 서브득점은 통산 482개로, 2위 양효진(334개)과 148개 차이가 난다. 후위공격에서는 더욱 멀리 도망가 있다. 1306개를 기록한 황연주의 뒤에는 2012년까지 선수생활을 한 KGC인삼공사 몬타뇨(970개)가 통산 2위로 올라 있다. 황연주는 또 여자부 통산 1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서브·블로킹 득점 경기 당 3개 이상), 남녀 통합 통산 1호 5000득점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앞으로 몇 게임을 더 뛸지는 모르지만 얼마 안 남은 기록들은 개수를 채우고 싶어요. 6000득점까지는 이제 6점만 남았고, 블로킹도 500개까지 1개만 부족해요. 500단위든 1000단위든 채울 수 있는 건 다 채우는 게 남은 목표입니다.”

남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계기는 올시즌 다시 찾아왔다. 바로 흥국생명 시절 1년 후배로 입단해 한국 여자배구의 아이콘으로 커온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 때문이다. “은퇴 전 같은 경기에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국내로 돌아온 것은 정말 축하할 일이고, 환영할 일”이라고 말한 황연주는 “그래도 상대편이고, 적”이라고 승부에서는 선을 그었다.

“너무 대단한 선수고 막기가 힘드니 김연경 선수를 막기 위해 저희가 더 노력하게 되겠죠. 결국 그런 부분은 저희 전력에도 플러스가 될 것 같아요.”

황연주의 머리에는 다가올 시즌 해야할 일로 가득 차 있다. 골똘하던 그에게 물었다. “선수생활을 끝내야겠다 싶은 자신만의 기준이 있냐”고 하자 그의 눈빛이 깊어진다.

“그만 둘 때가 됐다고 한다면 제가 먼저 가장 잘 알지 않을까 싶어요. 키도 작았던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 점프나 힘으로 버텼거든요. 그래도 아직은 ‘이제 안 되는구나’하는 순간이 오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1년, 1년이 다르니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정말 당장 내년에도 못 할 수 있는 거고요. 지금의 저로서는 시기를 정하긴 어렵네요.”

그 이후의 항로 역시 당장 생각할 수 없다. 다만 누구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제시될 수 있을 거란 예상만 할 수 있다. 지도자로 갈 수도 있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해설을 할 수도 있다. 안 그래도 이런 생각으로 복잡했던 머릿속 미래는 결혼을 뒤 하나의 선택지가 추가돼 결정을 더욱 어렵게 했다.

“내년에 은퇴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이로 서른여섯이에요. 2년만 더해도 서른여덟이 되는데 육아에 대한 걱정도 생겼죠. 안 낳고 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나중에 아이가 스무 살인데 저희가 환갑이 다되는 그림은 상상하기 힘들었어요. (김)해란 언니처럼 아이를 위해 그만두는 선수도 있는데 저도 그런 부분을 생각 안 할 순 없겠더라고요. 더욱 지금 당장은 정하기 힘들어요.”

황연주의 결혼식 사진. 황연주 제공
복잡한 머리는 역시 훈련장에서 뛸 때는 깨끗히 정리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한 경기, 한 세트, 하나의 공을 보고 팀의 우승에 다시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S1인터뷰] “건강의 소중함 절실하게 깨달아”

어깨 부상을 털고 다가올 20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도로공사 센터 배유나.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베테랑 센터 배유나(31)에게 2019-20시즌은 잊고 싶은 한 해였다.

그는 2018-19시즌을 마친 뒤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힘썼다. 피나는 재활 끝에 올림픽 브레이크를 마치고 코트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시즌을 허무하게 마쳤다.

배유나의 부재 속에 도로공사는 2019-20시즌을 최하위로 마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7-18시즌 우승, 2018-19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던 도로공사였지만 배유나의 공백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도로공사 훈련장에서 만난 배유나는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어깨는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면서 “1년 간 재활을 착실히 했다. 공을 때릴 때도 통증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배유나가 완벽한 몸 상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배)유나가 빨리 볼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등 의욕이 넘친다”면서도 “감각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급하게 하기 보다는 몸을 완벽히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팀 동료인 박정아도 “(배)유나 언니가 돌아와서 너무나 기쁘다”며 “꼭 아프지 않고 다음 시즌에는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유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일주일에 2차례 볼 운동 등을 하고 있다. 어깨 외에도 발목이나 무릎 등 보강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볼 감각이 떨어지다 보니 걱정도 되고, 주전 세터(이고은)도 바뀌어서 많이 맞춰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어깨 수술을 하며 코트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배유나는 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2017-18시즌 도로공사의 첫 우승을 견인했던 배유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그는 “쉬면서 몸이 안 아픈 것이 최고라는 것을 거듭 느꼈다”며 “다가올 시즌 목표는 30경기에 모두 나가는 것이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안 아픈 게 최고”라고 강조했다.

배구 선수에게 오른쪽 어깨 수술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구단과 상의 끝에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잘 풀리고 있는 시점에 수술을 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면서도 “다시 생각해보면 앞으로 안 아프게 배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좋게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배유나는 ‘배구천재’로 불렸다. 수원 한일전산여고(현재 한봄고) 시절 대형공격수로 두각을 나타냈고, 프로에 온 뒤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성공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았다.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배구센스까지 갖춘 배유나는 GS칼텍스와 도로공사에서 총 3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한 바 있다.

정신없이 앞만 보며 달려오던 배유나는 불의의 부상으로 한 박자 쉬어갔지만 더욱 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그는 “배구 천재도 몸이 아파서 많이 약해졌다”고 웃은 뒤 “그래도 배구 천재 소리 다시 들으려면 열심히 뛰어야 한다.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유나는 ‘1강’으로 꼽히는 흥국생명과의 맞대결도 흥미롭게 바라봤다.

그는 “하필 (김)연경 언니가 와서…”라고 미소 지은 뒤 “흥국생명이 강하다고 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베테랑 센터 배유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라는 문구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익숙함에 편하게 머물다 보면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기 마련이다. 올해로 프로배구 13년 차 선수 진상헌(34)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진상헌은 이번 비시즌에 아주 오래된 익숙함을 떠나 자신이 사랑하는 배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동기부여를 택했다. 그가 푸른색 유니폼을 벗고 노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유다. ‘항공맨’이 아닌 ‘OK맨’이 된 진상헌을 만나러 지난 5월 15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OK저축은행 연습체육관으로 향했다.

석진욱 감독의 구애, 박기원 감독의 조언한양대를 졸업한 진상헌은 2007~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 군 복무 시절(2014.04~2016.01)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팀을 떠난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보인 OK저축은행으로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됐다.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Q__반갑습니다. <더스파이크>와 잡지 인터뷰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맞아요. 저도 잡지 인터뷰를 한다니 기분이 좋았죠. ‘나의 이적이 이슈가 되는 건가?’, ‘한 팀에 오래 있다가 다른 팀에 온 게 이슈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사진 찍을 때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잘 찍혔는지 모르겠네요(인터뷰 진행 전에 화보 촬영이 진행됐다).Q__OK저축은행 숙소에서 진상헌 선수를 만나니 아직 어색하네요.이제 완벽한 ‘OK맨’이 됐습니다(웃음). 사실 아직 조금 어색하죠. (박)철우 형이 이번에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면서 한 인터뷰를 봤는데 ‘새로운 것에 도전하니까 떨린다’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OK저축은행 선수들 중에서는 연차가 가장 높은데 기분은 신인의 마음이에요. 모든 게 바뀌었으니까요. 동생들에게 ‘이거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어보면서 배우고 있어요. OK저축은행 스타일이 새로워요.
Q__마음가짐이 새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어요.이적을 했으니 당연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대한항공에 있었을 때 가졌던 편안함 대신 조금 더 일찍 나와 훈련을 하고 있어요. 새로운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죠.

Q__FA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OK저축은행으로 이적을 했습니다. 그 이유가 있을까요.모두가 알다시피 저는 대한항공에서 데뷔를 했어요. 거기서 고생도 하고, 우승도 하고 모든 것을 겪었죠. 선수 생활 역시 ‘대한항공에서 마무리했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근데 스스로 편안함에 도취되어 있더라고요. 배구 인생 후반부에 왔는데 저를 성장시킬 자극이 필요했죠. 새로운 자극점이 OK저축은행으로의 이적인 것 같아요. 일단 계약적인 부분에서도 OK저축은행이 저를 인정해 줬어요. 베테랑으로서 나이도 있는데 제 가치를 인정해 주니 좋았죠. 또한 석진욱 감독님에게도 한 번 배우고 싶었어요. 선수 시절에는 제가 “진욱이 형”이라고 부를 만큼 좋아하는 형이었고요. 석진욱 감독님의 배구 스타일도 좋아했고, OK저축은행이라는 팀도 마음에 들었어요.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저에게 OK저축은행은 안성맞춤인 팀이죠.Q__위에서 말씀하신 새로운 자극점을 느낀 시기는 언제였나요.대한항공에 박기원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때에는 배구장 나가는 게 재밌었어요.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변하는 게 없더라고요. 대한항공에서는 제가 다 알려줘야 하는데 OK저축은행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아내의 조언도 자극이 됐어요. 아내는 항상 ‘배구가 좋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해요. 이번에도 자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팀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요.Q__이적에는 석진욱 감독님의 영향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감독님께서 ‘이번 시즌에 잘하고, 열심히 하고, 재밌는 배구하자’라고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아직 비시즌이라 많은 배구를 접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말 한마디에 끌렸죠. 그리고 베테랑으로서도 인정을 해줬어요. 그런 감독님의 말씀이 가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느껴졌어요.Q__대한항공 선수들과 헤어질 때는 어떤 이야기 나눴나요(한)선수 형이랑은 대학 때까지 포함해서 16년을 알고 지낸 사이고, (곽)승석이랑도 10년 넘게 뛰어온 사이에요. 아내보다 더 오래 지낸 사이였어요. 마지막에 가기 전에 모든 선수에게 전화 통화를 돌리는데, 와…정말 정이 무섭더라고요. 마음이 울컥했어요. 다들 처음에는 거짓말 아니냐고 그랬죠. ‘인간극장’처럼 대한항공에서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으로 모두 지나가는 데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Q__ 진상헌 선수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준 박기원 감독님의 한 마디도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요.이적 확정 후에 (박기원) 감독님과 따로 만났는데 저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셨어요. ‘일단 선수 생활 오래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네가 배운 감독님들의 노하우를 하나하나 노트에 기록 해놔라. 나중에 네가 지도자 생활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요. 정말 그런 말 한마디가 선수에게는 큰 힘이 되거든요. 그리고 박기원 감독님에게 감사드리는 게 저를 정말 많이 믿어줬어요. 2017~2018시즌에 5라운드 우리카드전 때 손가락 부상을 당했어요. 그때 손가락 수술을 받고 한 달 만에 복귀를 했는데 복귀전이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였어요. 당시 감독님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어서 어떻게든 우승을 해야 하는 시즌이었는데 저를 믿고 기용해 주시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결국에는 우승도 했고, 감독님도 2년 계약 연장에 성공했죠(웃음).Q__갑자기 궁금하네요. 2017~2018시즌에 이야기를 조금 들려주실 수 있나요.사실 그때 팀이 힘들었어요. 시즌 초반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가 막판에 연승을 해서 겨우 플레이오프에 갔거든요. 사실 플레이오프에 가서도 모두 다 삼성화재에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코치님들도 기대를 안 했고요. 하지만 그런 악재를 모두 다 이기고 우승을 하니 뿌듯했죠.

신영석은 배울 것 많은 고마운 친구Q__대한항공에는 한선수, 유광우라는 형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달라요. 팀 내 최고 베테랑입니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앞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것보다는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돼요. OK저축은행도 어린 선수들이 벌써 서른 줄에 접어들었어요. 스스로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대한항공에서 썼던 드라마를 여기서도 쓰고 싶어요Q__OK저축은행 미들블로커진 연령대가 다른 팀보다 많이 어려요. 진상헌 선수도 책임감을 많이 느낄 것 같아요.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무슨 말을 해주는 것도 좋은데 동생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전)진선이가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형, 이런 것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요. 같은 프로 선수니까 많은 이야기하면서 서로 같이 성장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어린 선수들에게 배울 수 있다고 보고요.Q__ 대화의 주제를 바꿔보고 싶어요. 진상헌 선수, 평소 성격은 어떤가요. 코트 위 모습이라면 활발한 성격일 것 같은데요.여기 온 지 얼마 안 돼서 장난을 많이 치지는 않아요. (박)원빈이가 저에게 장난을 많이 치는데 일주일 내내 시끄럽게 해요. 그래서 제가 원빈이에게 ‘나중에 팀에 적응 다 되면 장난 쳐주겠다’라고 말했죠. 사실 (곽)명우, (이)민규, (송)명근이 다들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서 적응을 빨리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선을 넘을 때가 있지만 제가 참아야죠. 이제 팀 내 1년 차이니까요(웃음).Q__리그에서 진상헌 선수보다 나이 많은 선수 찾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그렇죠. (신)영석이나 (문)성민(이상 현대캐피탈)이도 벌써 베테랑이에요. 그래도 친구들과 오래 같이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Q__이제는 배구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조금씩 달라질 것 같은데요.맞아요. 예전에는 ‘운동 많이 해서 힘들다’, ‘열심히만 해야지’라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터닝포인트가 있었죠. 상무에 KGC인삼공사 안준찬 코치랑 영석이랑 같이 갔는데 거기서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상무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배구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많았어요. 근데 상무에 있는 동안 영석이가 자기 노하우를 다 말해주더라고요. 그때 든 생각이 ‘개인적인 재능은 타고나더라도 계속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자기 노력이구나’였어요. 정말 노력과 재능을 모두 가진 친구예요.Q__더 자세한 이야기를 부탁드려도 될까요.일단 영석이는 기록을 정말 많이 해요. 또한 해외 배구 영상을 많이 보는데 저에게도 많이 추천해 주더라고요. 옆에서 보는데 이런 배구가 있다는 것을 처음 봤어요. 재밌더라고요. 새로운 배구가 보였고요. 그동안은 웨이트 트레이닝하고, 그냥 배구하면 끝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새로운 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Q__신영석 선수 덕분에 제2의 선수 생활이 시작됐네요.그렇죠. 예전에는 영석이가 정말 부러웠죠.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와 친했거든요. 저도 배구를 잘 하고 싶었는데 안 되니까 힘들었죠.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영석이가 계속 말을 해줘요. ‘같이 옆에서 해보자’라고요. 고마운 친구죠.Q__이렇게 길게 선수 생활을 하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되는데요.행운이죠. 친구인 영석이나 (박)상하가 잘하면 제가 기분이 좋아요. 보고 배울 점도 많고요. 은퇴할 때까지 모두 다 잘 했으면 좋겠어요.Q__긴 선수 생활 속에서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올해 FA 계약했을 때가 기뻤죠. 대한항공에서 우승했을 때도 기쁘긴 했지만 멤버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의 가치를 잘 몰랐을 수도 있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OK저축은행은 저를 인정을 해줬잖아요. 그 점이 좋았죠.Q__반대로 아쉬웠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 아쉽죠. 그때는 2017~2018시즌과 다르게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한 경기를 져도 ‘다음에 이기면 되지’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 모두 흥분도 많이 했고요. 그러면서 우승과 멀어졌던 것 같아요. 이제 그 아쉬움을 OK저축은행에서 풀어야죠.Q__지금까지 많은 것을 이뤘지만 이것만큼은 이루지 못한 게 있나요.통합우승이죠. 통합우승은 남자부에서 많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삼성화재 이후로 안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해보고 싶어요(남자부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은 2013~2014시즌 삼성화재가 마지막이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조력자Q__힘들 때 진상헌 선수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아내죠. 아내가 음악을 해서 그런지 제 마음을 알아줘요. 저는 졌어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아내는 안 그래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보다 저를 잘 알아요.Q__아내 이야기가 나왔는데, 가족들 소개 좀 해주세요.저의 집에는 아내와 고양이가 있어요. 고양이 이름은 ‘진디’에요. 저의 성인 ‘진’과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캐릭터 우디의 뒷글자를 따 만들었어요. 우디랑 저랑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Q__아내와 첫 만남은 언제였는지 기억나나요.상무에 있을 때 아내를 만났어요. 상무 내에 교회가 있는데 거기에는 군종병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토요일마다 교회 일을 도와줬거든요. 목사님과 사모님이 좋게 봐주셨죠. 그러면서 플롯을 하는 괜찮은 여자가 있다고 소개해 주더라고요. 상병 조금 지나고 나서 정식으로 만나게 됐죠.Q__아내랑은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만화책 보는 것도 좋아하고 맛집 탐방도 좋아해요. 아내가 저보다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검색해서 맛있는 거 먹으러 다녀요.Q__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여행도 못 갔을 것 같아요.그렇죠. 보통 휴가 때는 같이 여행을 갔는데, 이번에는 못 갔죠. 그래서 같이 운동을 했어요. 집에서 PT 훈련하면서 시간을 보냈죠.Q__아내와 알콩달콩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아내는 저에게 항상 ‘마흔 살까지만 해. 내가 먹여 살릴게’라고 말해요. 그냥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호화롭게 사는 것보다는 아내와 함께 알콩달콩 잘 살고 싶어요.

은퇴 전 통합 우승-BEST7 수상이 목표팬들에게는 ‘꾸준한 선수’로 남고 싶어Q__비시즌 훈련이 시작됐어요. 몸 상태는 어때요.새로운 훈련을 해보니 힘들더라고요. OK저축은행 마루야마 트레이너가 기능성 운동을 많이 시키는데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써서 그런지 힘들더라고요. 몸에 엄청 자극이 돼요. 아직도 근육이 뭉쳐 있어요.Q__비시즌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무릎 관리를 계속해야죠. 팀에서도 배려를 많이 해주고 있기 때문에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감독님께서는 미들블로커 로테이션이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리그 전 경기를 무리 없이 뛰고 싶어요. 또한 명근이와 민규가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 보여줘야죠. 좋은 몸 만들어서 무리 없이 뛰고 싶어요.Q__다가오는 시즌 목표는 뭔가요.챔피언결정전까지 가는 게 목표죠. 챔피언결정전까지 못 가는 팀들은 중계방송으로 경기를 봐야 하잖아요. 우리가 아니라 다른 팀들이 OK저축은행의 챔프전 경기를 TV로 봤으면 좋겠어요.Q__아직 시상식에서 상을 못 받아 본 걸로 알고 있어요.정말 한 번 무대에 올라가 보고 싶어요. 시상식에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어요. ‘거리는 짧은데 왜 올라가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고요. 영석이가 예전 시상식 수상 소감 때 ‘나중에는 제 친구들과 받고 싶습니다’라면서 상하랑 저를 말해주더라고요.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이번에 우승하고 BEST7을 받는 거겠죠.Q__진상헌 선수는 팬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싶나요.제가 세리머니로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그래도 ‘저 선수 꾸준했다’, ‘중앙에서 잘 한다’, ‘선수 생활 잘 마무리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팀에 필요한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Q__배구 인생 종착지는 언제로 생각하고 있나요.개인적으로는 40세까지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몸 관리 잘 하고 배구를 더 잘 해야겠죠.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나, (방)신봉이 형처럼 ‘롱 런’하고 싶어요. 프로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외국도 선수 생활을 오래 하잖아요. 기량만 좋다면 오래 하고 싶어요.Q__어느덧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어땠나요.새로운 경험이어서 재밌었어요. ‘와이프가 말 많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요. 저에게는 정말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Q__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의 각오와 목표, 팬들에게 한 마디 남겨볼까요.새로운 도전이에요. 이 도전을 할 수 있어 가슴이 뛰어요. 신인같은 마음이 들고, 긴장되고 설레요. 심장이 뛰는 게 이런 마음인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을 좋은 선수들, 감독님과 함께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그리고 OK저축은행 팬 여러분, 제가 새로운 ‘OK맨’이 됐습니다. 상대팀에서 볼 때마다 항상 열정적인 응원을 펼쳤던 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팬들의 열정에 보답해 재미있는 배구, 신나게 호흡하는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이 와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Q__마지막으로 가족에게도 한 마디 부탁해요.제가 잘 할 수 있었던 건 언제나 아내 덕분이었어요. 앞으로도 잘 해야 될 것 같아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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