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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미들턴
클락 미들턴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설국열차’를 비롯해 드라마 ‘블랙리스트’ ‘트윈 픽스’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겸 감독 클락 미들턴이 세상을 떠났다.파워볼게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5일(현지시간) “배우이자 감독 그리고 프로듀서인 클락 미들턴이 63세 나이로 지난 4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클락 미들턴의 사망 원인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뇌염의 일종으로, 1938년 우간다의 웨스트 나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클락 미들턴의 아내 엘리사는 “무거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배우이자 작가, 감독이자 선생님, 영웅, 남편, 친구인 클라크 미들스턴의 부고 소식을 알린다”며 “클라크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를 앓다가 지난 4일 눈을 감았다. 클라크는 한계에 도전하고 장애인을 옹호하며 평생을 보낸 아름다운 영혼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클락 미들턴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대표 조연 배우로 활약했다. 그는 ‘로우 앤 오더’를 비롯해 ‘트윈 픽스’ ‘블랙리스트’ 등에서 활약했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킬 빌 – 2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프랭크 밀러의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NBC ‘블랙리스트’ 스틸]

실종 당일엔 ‘단순 실종’→언론 발표 땐 “첩보 토대로 자진월북 시도 판단”

국정감사 참석한 서욱 장관 (서울=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있다. 2020.10.7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국정감사 참석한 서욱 장관 (서울=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있다. 2020.10.7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실종 신고 접수 당일엔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파워볼사이트

A씨 유가족이 월북 시도를 했다는 해양경찰청과 군의 발표에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인 만큼, ‘단순 실종’에서 ‘자진월북자’로 판단이 바뀌게 된 ‘결정적’ 근거가 된 첩보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장관은 이날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A씨 실종 신고가 해경에 접수된 지난달 21일 당일 북측에 신속히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지적에 “(실종 당일엔) 북한으로 넘어간다는 판단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에 월요일(9월 21일·실종 당일)에 보고 받고 북측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실무진들한테 물어봤는데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 이렇게 보고를 받고 그때는 통신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이 실종 당일 해경을 통해 신고 내용을 공유받고 수색 지원에 나서긴 했지만, 이튿날 A씨가 북측 해역에서 최초 발견되기 전까지 만 하루 동안 ‘단순 실종’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 장관도 “(실종 다음 날인 22일) 나중에 첩보를 통해 북측에 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루 만에 A씨를 ‘단순 실종자’에서 ‘월북 시도자’로 판단을 바꾼 것이다.

아울러 A씨가 실종된 해역이 북측으로 얼마든지 떠내려갈 수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실종’이라는 군의 초기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예상된다. ‘오판’으로 A씨를 구조할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A씨 실종 사흘 만인 지난달 24일 북한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발표하면서 A씨가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근거로 “자진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shine@yna.co.kr

록히드마틴사 핵심기술 이전불가에
미래 한국형 전투기 ‘KFX’ 좌초위기
AESA레이더 송수신모듈 소형화 성공
크기·기능·발열 등 ‘성능 월등’ 평가
이스라엘 엘타 등 공동 합작사 제안도

방산용 초고주파 송수신기 생산 전문업체인 브로던 김연은 대표가 세계를 놀라게 한 ‘AESA 레이더 송수신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위). 아래는 브로던의 레이더 모듈 생산공장 내부. 품질 유지를 위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불케 할 정도의 클린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방산용 초고주파 송수신기 생산 전문업체인 브로던 김연은 대표가 세계를 놀라게 한 ‘AESA 레이더 송수신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위). 아래는 브로던의 레이더 모듈 생산공장 내부. 품질 유지를 위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불케 할 정도의 클린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른바 ‘K-방산’의 시대. 자주포, 잠수함, 군함 뿐 아니라 경공격기, 전투기까지 국산 방산물자들이 우수한 품질에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이는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대·중소 방산업체들의 피땀어린 노력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산업체들의 이런 노력을 조명해보는 [K-방산, 답을 찾다]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될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의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운용 소프트웨어만 보완된다면 미국의 F-22급의 AESA 레이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죠.”파워볼실시간

방산용 초고주파 송수신기 생산업체 ㈜브로던의 김연은 대표는 최근 국산화에 성공한 AESA 레이더의 성능에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브로던은 AESA 레이더를 구성하는 고주파 송수신모듈(Transmit Receive Module)을 순수 자체 기술로 완성했다. 이 레이더에는 브로던이 생산한 TR모듈 1000여개가 들어간다.

지난 2015년 미국 록히드마틴 사가 4대 핵심기술 이전 불가 방침을 밝히며 KFX사업은 좌초될 위기에 놓였었다. 그 중에서도 AESA 레이더는 최고난도 기술로 국내 개발에 소요될 기간을 감안하면 2022년 KFX 개발 완료 시점이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한화시스템이 AESA 레이더 시제품을 공개, 독자개발 성공을 알리며 전 세계 방위산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부의 AESA 레이더 국내 개발 선언 5년만에 올린 쾌거에 브로던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브로던이 AESA의 초기개념인 다기능 배열연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4년. 이를 방산용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당시 항공기용 레이더 개발을 추진하려던 삼성탈레스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주파 송수신기 모듈기술을 보유한 브로던에 공동개발 협력을 제의하며 국내에선 시도되지 않았던 3D레이더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김연은 대표는 AESA 레이더 개발의 최대 난관을 KFX에 탑재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브로던은 AESA 레이더의 개념연구 단계에서 목표물을 탐지하는 기능은 어렵지 않게 해결했다. 하지만 모듈의 크기가 현재 AESA 레이더의 3배에 달했다. 이를 소형화하지 못하면 KFX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2016년 한화시스템이 AESA 레이더 개발업체로 선정되며 KFX사업단장,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AESA레이더사업단장 등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회사를 찾아왔다. AESA 레이더 모듈을 소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화시스템의 지원을 받아 프로토타입 모듈을 개발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국산 AESA 레이더는 앞서 레이더를 개발해 운용 중인 이스라엘에서 검증과정을 거쳤고, 성능은 완벽했다. 특히 브로던이 생산한 송수신 모듈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듈에 비해 크기, 기능은 물론 전력소모, 발열문제 면에서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현지 레이더 생산업체에서 국산 AESA 레이더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자는 제안도 있었다”며 “그 정도로 모듈의 완성도는 전 세계 어느 업체보다도 앞섰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1999년 창업한 브로던은 2003년 K2, K1A1 전차에 들어가는 피아식별기 생산을 시작으로 방산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의 탐지·추적 레이더용 송신기, 장거리 탄도 미사일·항공기 요격체계(L-SAM) 레이더의 수신기 모듈,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탑재될 다기능 레이더 송수신 모듈 등이 모두 브로던의 작품이다.

브로던이 고주파 송수신기 모듈의 국산화를 성공하자 국내외에서 주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3년 이스라엘 방산업체인 엘타가 브로던을 찾아와 F-16에 탑재되는 광대역 정보수집장치, 감시정찰 정보전 장치의 아웃소싱을 제안해 왔고, 7년째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브로던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엘타에선 공동으로 합작사 설립을 제의하기도 했다.

브로던의 이같은 기술력은 아낌 없는 인재투자를 근간으로 한다. 전체 직원 67명 중 지원부서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엔지니어급 경력을 갖췄다. 제품 생산라인 인력도 모두 엔지니어급에 해당한다.

김 대표는 “AESA 레이더 모듈 개발은 직원들이 모든 역량을 100% 발휘했기에 가능했다. 글로벌 고주파 송수신 기술업체에 걸맞는 인재 확보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방송인 정가은이 tvN 예능프로그램 ‘롤러코스터 리부트’로 돌아왔다.

‘롤러코스터 리부트’는 tvN 원조 예능프로그램 ‘롤러코스터’의 2020년 버전으로 방영 전부터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특히 ‘롤러코스터’ 속 코너 ‘남녀탐구생활’을 통해 프로그램을 궤도권에 안착시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정가은이 복귀한다는 소식에 대중의 눈길이 쏠렸다.

정가은은 YTN star와 최근 인터뷰에서 ‘롤러코스터 리부트’를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소감과 프로그램에 관련한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이날 정가은은 10년만의 ‘롤러코스터'(이하 ‘롤코’) 복귀 소감부터 전했다. 그는 “제안 들어오기 전에도 ”롤코’를 다시 했으면 좋겠다’라는 혼자만의 기대감이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기회가 와서 감사할 뿐”이라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이번에는 ‘남녀탐구생활’이 아닌 ‘육아공화국’이라는 코너로 돌아온다. 당시에는 미혼으로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다면, 지금은 육아를 하는 엄마로서 공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육아공화국’은 육아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빠의 고군분투와 육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가족들의 치열한 기 싸움을 담는 본격 현실육아 드라마다. 이에 정가은은 “육아를 하며 느낀 점을 작가님과 공유하며 연기도 더욱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10년 전 ‘남녀탐구생활’ 당시 정가은은 극 중 배역과 본인 성격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육아공화국’에서의 역할은 어떨까?

정가은은 “실제로도 육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부분이 너무나 많아서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극 중에서는 엄마에게 짜증을 많이 내고 충돌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엄마에게 그렇지 않다”라며 “육아를 도와주는 엄마에게 정말 감사할 뿐”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간 정가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패널과 MC로 활약해왔으나, ‘롤러코스터 리부트’를 통해 오랜만에 콩트 연기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에 정가은은 “10년 전에는 힘들다는 생각만 하며 촬영했었는데, 요즘에는 스태프들이 힘든 게 먼저 보인다. 그간 힘든 일도 많이 겪어서 그런지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답했다.

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진 직후, SNS를 통해서도 응원과 격려가 줄을 이었다. 정가은은 “힘든 일을 많이 겪다 보니 주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때문에 좋은 일이 생긴 것에 대해서 다들 축하와 축복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가은은 앞으로의 각오도 전했다. 그는 “욕심은 전혀 없다. ‘롤코’를 계기로 다시 전성기를 누리거나 재기를 꿈꾸는 것도 아니다”라며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단지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을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덧붙였다.

한편 7년 만의 귀환한 ‘롤러코스터 리부트’는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동강 물줄기따라 오지마을로 가는길, 느림과 고독이 주는 선물

한 여행객이 동강 물줄기를 따라 오지마을을 찾아가고 있다
한 여행객이 동강 물줄기를 따라 오지마을을 찾아가고 있다
깊고 깊은 산을 넘어 왼쪽으로 보이는 저 도로를 넘어서면 정선연포마을에 가 닿는다
깊고 깊은 산을 넘어 왼쪽으로 보이는 저 도로를 넘어서면 정선연포마을에 가 닿는다
영화 '선생 김봉두' 촬영지인 폐교된 연포분교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빛이 장관이다
영화 ‘선생 김봉두’ 촬영지인 폐교된 연포분교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빛이 장관이다
연포마을의 명물인 3개의 봉우리
연포마을의 명물인 3개의 봉우리
백운산 맞은편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면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이 나온다..그곳에 서면 발 아래로 동강이 거대한 용처럼 사행하는 경관이 펼쳐진다.
백운산 맞은편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면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이 나온다..그곳에 서면 발 아래로 동강이 거대한 용처럼 사행하는 경관이 펼쳐진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강원도 동강 풍경을 ‘비경(秘境)’이라 부르는 것은 참으로 적절합니다. 동강만큼 빼어난 경치를 가진 강이야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숨길 비(秘)’자가 가장 어울리는 강이라면 단연 동강입니다. 동강이 ‘숨어 있는’ 이유는 물굽이가 수직의 뼝대(절벽의 강원도 사투리)를 감아 돌며 사행(蛇行)하는 탓에 물 옆으로 좀처럼 길을 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해발 600~700m 산등성이를 따라 동강으로 이어지고 빼어난 절경과 여울을 따라 한 폭의 그림처럼 오지마을들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동강의 매력은 단순히 하늘이 내린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동강에 매료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비경 속에 숨겨진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 적요하기 그지없고 느림과 고독이 주는 즐거움을 찾아 정선의 오지마을로 갑니다. 동강은 정선에서 영월까지 총 65㎞를 흐르는데 이 중 70% 이상이 정선을 통과합니다.

영월에서 국도 38호선 타고 가다 정선 신동읍 예미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자 골 깊은 산길은 적막감이 감돈다. 가을하늘에 둥실 따르는 뭉게구름만이 길동무를 자청한다.

고갯길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수차례 고성교 부근에서 반가운 이정표를 만난다. ‘연포’ 오늘의 목적지인 연포마을 가는 길이다. 굽이치는 물레재를 넘어서자 저 앞으로 동강의 뼝대가 눈앞에 나타났다.

조심조심 고갯길을 내려서자 산 밑에 나지막이 엎드린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정선군 덕천리 소사마을이다. 연포마을과는 동강을 사이에 다리 하나를 두고 있다. 병풍처럼 둘러친 기암절벽 아래 주민들은 담을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산다. 손때가 묻지 않은 계곡과 물, 원시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이다.

소사마을에서 유유히 흐르는 동강을 가로지르는 연포교를 건너면 곧바로 강물이 벼루에 먹물을 담아놓는 듯 하다는 연포(硯浦)마을에 닿는다. 연포마을은 65㎞에 이르는 동강 줄기의 중간쯤에 놓인 골깊은 오지마을이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강줄기를 따라 기암절벽과 봉우리가 파도처럼 이어진다. 연포마을은 동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굽이 경치를 자랑한다. 장쾌하게 굽이치는 동강 물줄기가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불리워지는 사행천(蛇行川)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연포마을의 전성기는 한창 뗏목이 오고 다니던 1950~60년대로 당시 마을 앞 동강변에는 정선 아우라지에서 출발한 떼꾼들의 발길로 발디딜틈이 없었다고 한다.

연포교를 건너 연포마을로 간다. 과거 두 마을이 왕래하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이용하거나 섶다리를 건넜다. 연포에 있는 고성초등학교 연포분교로 통학하는 아이들은 배를 타거나 섶다리를 건넜다. 지금은 둘 다 빛바랜 사진첩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들이다. 장마 때마다 불어난 물에 휩쓸려 다리가 없어지는 탓에 오래전 시멘트로 다리를 놨다.

지난여름,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에 불어난 물로 연포교는 한동안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주변은 아직도 흙탕물과 쓸려 내려온 나뭇가지들이 나뒹굴고 있다.

다리 건너 산허리를 돌자 연포상회라는 간판이 외지인을 반긴다. 조그만 상회 뒤로 언덕을 오르면 폐교된 연포분교가 나온다. 영화 ‘선생 김봉두’의 촬영지다. 연포분교는 1999년 폐교되기 이전까지 영화 속 내용처럼 매년 5~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던 오지의 분교였다. 그러나 ‘선생 김봉두’의 촬영지를 물색하던 제작진에 의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영화 촬영지로 낙점 받게 된다.

강남에서 잘나가던 선생 김봉두(차승원)가 이 마을 연포분교에 발령 받았을 때는 정말 울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울며 들어와 웃으며 나간다는 곳이 정선 아니던가. 맑은 물과 푸른 숲에서 몸을 씻고 나면 외려 나가기가 싫어질 터다.

굽이굽이 넘어온 시간을 돌이켜 보니 사방이 막힌 듯한 느낌이 물씬 든다. 어느 누구도 나를 찾아 들어올 수 없는 그런 곳. 여기에 머무는 시간 동안에는 모두 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연포분교는 현재 캠핑장을 겸한 ‘정선 동강 연포 생태 체험 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영화 속 옛 모습을 찾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교정 이곳저곳을 둘러보면 김봉두 선생과 제자들의 해맑은 모습을 마주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분교 앞마당에서 서면 동강위로 우뚝 솟아 있는 작은봉, 큰봉, 칼봉이 장관이다. 수 억년에 걸쳐 동강이 깎아 놓은 기암절벽은 태곳적 신비감에 마음을 빼앗기기 십상이다. 연포마을은 이 3개의 봉우리 때문에 ‘하룻밤 세 번 달뜨는 마을’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도 높아 봉우리 뒤로 달이 숨었다 나오기를 반복해 하루에도 달이 3번 뜨는 것으로 보인다. 달이 봉우리 뒤로 숨자 하늘은 비 오듯 쏟아지는 별빛으로 장관이다. 별빛에 취해 한 발 한발 강변을 거닐어 본다.

연포마을에서 강변을 따라 난 길 끝에는 민박이 하나 있다. 포장과 비포장이 교차하는 길은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비좁다. 길은 산허리를 이리저리 굽이친다. 물줄기와 나란히 달리는 이 길은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모습으로 이어진다.

연포마을에서 되돌아 나와 9km 거리에 있는 동강전망자연휴양림으로 간다. 휴양림이라기보다는 캠핑장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는 곳이다. 이곳의 매력은 힘들이지 않고 올라 동강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백운산 맞은편 산자락을 타고 올라간 해발 600m 높이의 휴양림에서면 발아래로 동강이 거대한 용처럼 사행하는 경관이 펼쳐진다. 백운산과 고성산성, 그리고 강변마을인 점재ㆍ제장ㆍ연포마을도 한눈에 들어온다. 굳이 캠핑을 하지 않더라도 굽이치는 동강을 보고 싶은 이라면 꼭 올라봐야 한다.

정선=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영동이나 제2영동을 타고 가다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을 나온다. 이어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을 지나 사북, 고한 가기 전 예미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연포마을과 동강전망자연휴양림 등이 나온다.

△볼거리=정선5일장이 유명하다. 각종 산나물과 약초 등을 살수있다. 곤드래나물밥, 콧등치기국수, 메밀전병 등 정선의 별미도 맛볼 수 있다. 병방치 스카이워크, 구절리 레일바이크, 삼탄아트마인, 화암약수, 화암동굴, 정암사, 하이원리조트, 민둥산 등 볼거리가 많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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